-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단 3분 만에 4배 폭등…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나다
1달러, 즉 약 1400원으로 고정돼야 할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가격이 10월 11일 오전, 빗썸에서 무려 5755원까지 치솟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시간은 오전 6시 22분부터 6시 25분까지, 불과 3분.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1650원, 코인원에서는 167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1달러(약 1400원)를 유지했기 때문에, 빗썸에서만 벌어진 이상 현상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빗썸은 13일 저녁 “타 거래소 최고가(1700원) 이상에 체결된 회원의 손실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시스템 오류나 일시적 급등 문제가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를 여실히 드러낸 계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빗썸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일시적 가격 급등”
빗썸은 사태 직후 원인을 ‘유동성 부족(Liquidity Shortage)’으로 설명했습니다.
당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100% 부과’ 발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일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대거 매수했습니다.
문제는 빗썸 내 매도 물량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시장가 주문, 즉 ‘지금 당장 사겠다’는 주문이 쏟아졌고, 낮은 가격대의 매도 호가가 단 몇 초 만에 모두 체결되었습니다.
남은 것은 고가 매도 호가뿐이었고, 결과적으로 테더 가격이 5755원까지 급등했습니다.
코인 대여 서비스의 ‘자동 청산’이 불씨를 키웠다
빗썸이 제공하는 **코인 대여 서비스(렌딩 서비스)**도 이번 급등의 연쇄 작용을 촉발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 서비스는 담보를 맡기고 코인을 빌릴 수 있는 구조로, 시세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자동 상환(청산)**이 이뤄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하지만 유동성이 이미 고갈된 상황에서 대규모 자동상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자,
매수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가격 상승 → 추가 청산 → 또 다른 매수’**라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빗썸 측은 “자동상환 과정에서 일부 청산이 있었지만 시세 영향은 미미했으며 연쇄적 청산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자동 청산 알고리즘이 유동성 위기를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3분간의 폭등,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
당시 빗썸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오전 6시 22분부터 불과 180초 동안 테더 가격이 4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 시간대 | 체결가(원) | 주요 거래 특징 |
|---|---|---|
| 06:22:00 | 1,450 | 정상가, 일반 거래 진행 |
| 06:23:10 | 3,200 | 매수 물량 급증 시작 |
| 06:24:05 | 4,900 | 매도 잔량 고갈, 체결가 급등 |
| 06:25:00 | 5,755 | 최고가 도달, 거래량 급증 |
| 06:25:30 | 1,650 | 급락 후 정상화 |
단 몇 분 동안의 급등이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최고가 구간에서 자동청산이 일어나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빗썸의 청산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주장하며 집단 항의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원, “청산 절차 전반 점검 착수”
금융감독원은 사건 직후 “국내 거래소의 청산 절차 및 위험관리 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빗썸의 자동청산 알고리즘, 시장조성(MM) 부재, 내부 유동성 관리 체계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일 거래소 문제가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 구조 전반의 리스크를 드러냈다”며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빗썸, 피해 보상안 발표
빗썸은 13일 저녁 “타 거래소 최고가인 1700원을 초과하는 가격에 자동상환이 체결된 회원의 손실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보상 신청은 11월 12일까지 접수되며, 관련 절차는 빗썸 공식 홈페이지(bithumb.com)에서 진행됩니다.
회사는 “고객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내부 시스템 안정화와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병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거래소의 구조적 취약점 드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례”라고 분석합니다.
국내 거래소들은 대부분 거래쌍이 원화 기반으로 운영되고, 해외 거래소처럼 충분한 시장조성자(Market Maker)가 존재하지 않아 유동성 단절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자동청산 시스템의 세부 알고리즘이 공개되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서 리스크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핀테크학회 관계자는 “시장가 주문이 폭주했을 때 유동성을 흡수할 장치가 부재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시장조성자 제도 도입과 거래소 간 연동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외 시장은 ‘정상’…왜 한국만 이런가
같은 시각 해외 주요 거래소(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에서는 테더 가격이 1달러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빗썸 내부 유동성 문제라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 거래소 | 테더 가격 (KRW 환산) | 변동률 |
|---|---|---|
| 바이낸스 | 1,405원 | 0.1% |
| 코인베이스 | 1,407원 | 0.2% |
| 업비트 | 1,650원 | +17% |
| 빗썸 | 5,755원 | +311% |
이처럼 글로벌 시장은 안정적이었지만, 국내 거래소만 급등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거래소 단위 유동성 관리 실패’**가 핵심 원인으로 꼽힙니다.
결론: 3분의 폭등이 남긴 교훈
이번 빗썸 테더 사태는 단순한 가격 급등이 아니라, 한국 가상자산 시장이 가진 취약한 유동성 구조와 자동청산 시스템의 위험성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빗썸은 보상안을 내놨지만, 본질적인 해결은 시장조성자 제도 강화, 청산 시스템 공개, 거래 투명성 제고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조차 불안정하게 거래되는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거래소와 감독당국 모두가 구조적 개혁에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FAQ
Q1. 테더(USDT)는 무엇인가요?
– 달러 가치에 1: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보통 1USDT는 약 1달러로 거래됩니다.
Q2. 빗썸에서 왜 5700원까지 올랐나요?
– 시장가 매수 주문 폭주와 매도 물량 부족으로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Q3. 자동청산이란 무엇인가요?
– 담보가 부족해지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코인을 매도 또는 상환하는 기능입니다.
Q4.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는 보상받을 수 있나요?
– 네. 빗썸은 1700원 초과 체결 회원을 대상으로 전액 보상을 진행 중입니다.
Q5. 재발 가능성은 없나요?
– 제도적 개선 없이는 유사한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조성자 제도와 유동성 연동이 필요합니다.
함께 보면 도움되는 좋은글
카카오페이증권 "서학개미 9월 수익률 11.4%…테슬라·양자컴퓨팅에 쏠린 관심"

댓글
댓글 쓰기